부족한 게 없는 요즘 아이들, 돈의 크기나, 꼭 필요한 물건인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쓰는 것에 익숙한 게 요즘 아이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럴수록 돈에 대한 개념은 어릴 때부터 교육을 해야하고, 유태인들은 자녀들에게 경제 교육을 반드시 시킨다고 하죠. 저희 집도 이런 고민으로 가정 화폐를 만들어서 경제 교육을 시작했는데요. 집에서의 행동 습관까지 변하게 만든 방법, 아래 글을 통해 같이 생각해보시죠.
경제교육 왜 필요할까?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은 꼭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에선 경제교육이 필수 교육이 아니라서 어른이 되서도 기본적인 경제 개념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은 뉴스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보도 되었지요. 특히 요즘은 저출산으로 인해서 아이를 한 명 혹은 두 명 정도 작게 낳는 추세인데다, 어른들이 귀엽다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대부분 사주다 보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돈의 소중함이나 경제관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요. 이런 문제를 일컬어 '세븐포켓'이라는 용어도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세븐 포켓이란 아이 한 명에 7명의 어른의 지갑이 열린다는 뜻인데요. 그만큼 저출산 문제와 과도하게 아이에게 선물을 사주는 사회 현상을 일컬어 생긴 용어입니다.
저희 아이도 그 세븐 포켓 중 한 명입니다. 양가를 모두 포함해서 아이는 저희 아이 한 명 뿐이라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 고모부, 엄마, 아빠까지 아이가 원하는 걸 하나씩만 사줘도 아이에겐 너무 많은 선물이 생기다보니 물건의 소중함이나 돈의 크기에 대해선 크게 관심이 없었고, 이렇게 계속 크다간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생길 것 같아서 가정 화폐라는 것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가정 화폐를 이용한 용돈의 개념과 돈의 소중함 알게하기
가정 화폐를 만들어서 아이에게 지급하고 그 한도 내에서 본인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게 하였는데요. 이때 적용한 큰 원칙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당연히 해야하는 일에는 보상하지 않는다.
- 엄마, 아빠의 부탁을 들어주거나, 노동을 제공했을 때만 정해진 금액으로 용돈을 지급한다.
- 간식, 장난감은 본인이 모은 용돈 내에서만 사용한다.
- 대신 용돈을 사용할 때는 부모님의 의견을 제시할 순 있어도 최대한 아이의 의견을 존중한다.
무언가를 했을 때 용돈을 주는 방법은 좋은 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에 경제적 보상이 따르면 무언가 대가가 있어야만 집안일을 할 것 같기도 했고, 무언가 부탁할 때 이거는 얼마 줄거야?는 식의 교환 개념에만 너무 몰두 될까봐 조심하고 있습니다.
가정 화폐는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지폐 일러스트 이미지 이렇게 검색하면 다양한 화폐 그림이 나오는데요. 이걸 프린트해서 열코팅 한 다음 잘라서 사용했습니다.
동전도 100원, 500원으로 제작해서 만들었어요. 하단에는 엄마아빠은행 이라고 기재해놨습니다.
화폐와 지폐 모두 열코팅해서 모양에 맞게 잘라서 준비했습니다. 열코팅해서 모양에 맞게 자르는게 힘들었네요.
행동 변화
저희 집에서 용돈을 주는 원칙은 이렇게 정했습니다.
- 엄마, 아빠 심부름 해주기 100원
- 아빠 방 청소 해주기 500원
- 엄마, 아빠 마사지 해주기 1분 100원
- 혼자서 장난감 정리하기 100원
- 밥 먹고 스스로 그릇 정리하고 식탁, 바닥 물티슈로 닦기 100원
심부름 하기나 마사지 해주기, 장난감 정리하기와 같은 건 당연히 집안에서 해야하는 일이라 생각이 되기도 하지만, 아직 이게 잘 안되는 부분이라 행동 교정차원에서 100원이란 금액을 정해서 주고 있어요. 앞으로는 이 부분은 제외해야할 지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용돈 개념 만들기 프로젝트를 일주일 정도 실시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저희 아이가 6살이라 아직까지 돈의 크고 작음에 대한 이해가 낮았고, 편의점에서 간식 거리를 살 때도 이게 비싼건지, 싼건지에 대한 관심은 없고, 오로지 자기가 먹고 싶거나 신기한 물건은 사달라고 하는 편이었어요. 이걸 하고 나서는 레고 정리도 혼자서 척척하고, 돈도 계산해가면서 얼마 모았으니 이제는 뭘 사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네요.
어제는 주말이라 나들이 나갔다가 캔디 사먹고 싶다 그래서 가진 용돈으로 사먹으라고 했더니, 이것저것 신나게 골랐었어요. 근데 가진 용돈 예산이 초과되서 좀 빼야겠는데? 하니까 음~ 뭘 빼지 잠시 고민하더니 몇 개를 딱 빼고 본인의 용돈 내에서만 캔디를 골라서 사달라고 하네요. 집에 돌아와선 용돈도 다시 반납하고요.
돈에 대한 개념과 본인이 원하는 걸 마냥 살 순 없다는 점을 배우고 있는 거 같아서 기특하긴 하네요. 다만 너무 돈에 매몰되서 뭐든 돈으로만 생각하지 않도록 잘 잡아줘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 방법 어떻게 생각되시나요? 저희도 더 해보고 또 느끼는 점이 있으면 추후 포스팅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도 부모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것 또한 부모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